글로벌셀러 & 드랍쉬핑

내가 동남아 쇼피(Shopee)를 그만 둔 이유. 쇼피 시작 전 필독!

글월라움 2020. 10. 26. 09:31

글로벌 전자상거래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쇼피(Shopee)라는 플랫폼을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겁니다. (쇼피파이Shopify 아닙니다.)

 

쇼피는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 라자다(Lazada)와 함께 가장 많이 알려진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최근 몇 년 쇼피 코리아가 한국 셀러 모집에 열을 올리면서 글로벌 셀링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꽤 홍보가 되어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쇼피를 통해 동남아 진출을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저의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해 드리려고 합니다. 

 

글로벌셀러가 되겠다고 결심하셨다면, 판매시장 및 아이템과 함께 판매 플랫폼 역시 매우 중요하기에 꼭 이 글을 먼저 읽으시고, 판단은 신중하게 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부업으로 쇼피 리셀러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꼭 완독해 주세요.

 

동남아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 (Shopee) 

 

 

 

 

 

 

먼저 쇼피를 이해하려면 모회사인 SEA그룹을 함께 보면 좋습니다. 쇼피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SEA Limited 그룹의 자회사로, SEA 그룹은 뉴욕증시에 상장한 동남아 첫 번째 테크 기업입니다. 게임회사 가레나(GARENA)와 디지털 결제수단인 씨 머니와 함께 인터넷 쇼핑몰 플랫폼인 쇼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SEA그룹의 주요 투자자로는 중국 텐센트와 케세이 파이난스 홀딩스 등의 거대 기업입니다. 이쯤 되면, 쇼피의 모회사가 얼마나 막강한 자금력 있고, 동남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는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쇼피의 경우 현재 싱가폴,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7개국에 진출해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얼마전까지 동남아 1위 쇼핑몰은 라자다였습니다. 하지만, 쇼피가 그 뒤를 끊임없이 추격하고 있어 일부 국가에서는 쇼피가 라자다를 제치고 쇼핑앱 1위에 등극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몇년 많은 한국 셀러들이 이 동남아 쇼피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쇼피는 리셀러로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직장인 분들이 부업으로 많이 시작하십니다. 

 

하지만, 쇼피 리셀러는 부업으로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엔 역시 인터넷에 있는 각종 강의와 서적으로 쇼피에 대해 공부하고, 심지어 유료 강의도 들었습니다. (저는 유료강의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은 아닙니다. 제가 스스로 정보를 찾는 시간을 절약해주고, 유용한 정보를 선별해서 배울 수 있다면 유료 강의도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충분한 공부와 준비과정을 거쳐 싱가폴 쇼피는 물론 추가 3개국까지 진출을 했다가, 1년도 안되어 스토어를 모두 휴점 상태로 변경 후 지금은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초기에 공부하는데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좀 더 운영을 해야 하나는 고민도 했는데, 제 브랜드를 런칭하기 전에는 쇼피 스토어를 다시 오픈할 일은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쇼피를 접은 이유를 하나하나 설명드리겠습니다. 

 

 

동남아 쇼피 (Shopee)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

 

1. 불편한 매뉴얼 형태와 운영방식

 

쇼피는 각 국가별로 매뉴얼이 따로 있는데, 통일된 관리툴에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메일과 문서 형태로 배포합니다. 업데이트가 되는 경우, 이메일로 보내주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은 블로그에 가서 알아서 찾아봐야 합니다. 이런 수동 매뉴얼의 불편함은 아래 마켓 확장 시 더욱 가중됩니다.

 

 

2. 다중마켓 관리의 비효율성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쇼피는 현재 7개 국에 진출해 있고, 쇼피 셀러라면 7개 국가에 다 진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쇼피는 이 7개국의 스토어를 각각 순차적으로 신청해서 확장해야 하고, 7개국이 모두 별개의 플랫폼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셀러의 계정도 7개로 늘어납니다. 이 7개국은 각기 언어와 화폐, 관세, 판매 가능한 물품 등이 모두 다릅니다. 잘 팔리는 카테고리나 판매가격도 다 다르기 때문에 부업으로 혼자 여러 국가의 몰을 관리하는 건 정말 쉽지 않습니다.

 

 

3. 리셀러의 가격 경쟁력 낮음

 

앞서 말한 1번과 2번 이슈는 그래도 좀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다 극복할 수 있습니다. 사실 쇼피를 그만둔 가장 큰 이유는 3번과 아래 4번에 있습니다.

 

쇼피 싱가폴,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사이트에서 한국 제품을 찾아보면 가격이 정말 말도 안 되게 저렴합니다. 어떤 제품은 국내 온라인 최저가보다 싸고,  동대문이나 온라인 도매상에게서 받은 도매 사입가보다 쌉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중국 셀러가 쇼피 마켓에 상당히 많이 진출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산을 한국산으로 마케팅하거나,  한국에서 대량으로 구매해 간 저렴한 상품을 약간의 마진만 붙여 싸게 판매하고 있는 겁니다.

 

리셀러의 경우 공산품은 물론이고, 한국산 화장품, 스낵까지 가격 경쟁력이 거의 없습니다.

 

그럼 '고품질의 제품을 적정한 가격으로 팔면? '이렇게 전략을 세우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쇼피 셀러들이 경험상 하는 조언은,  고가의 제품은 팔리지 않는다입니다. 

 

그 이유는 현지인 친구를 통해 어느정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동남아 현지인 친구에게 쇼피를 이용해 본 적이 있냐, 어떤 제품을 주로 사느냐, 주변 사람들도 많이 이용하느냐라고 물어봤더니
"이용하는 사람이 많긴 한데, 쇼피는 어린 친구들이 물건을 싸게 살 때 주로 이용하는 거야. ” 라고 하더군요.

 

물론, 이 대답을 통해 쇼피의 타겟층을 모두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만, 현지인이 말하는 것처럼 이미 저뿐만 아니라 많은 쇼피 셀러들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현지 국가에서 쇼피의 이미지 자체가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몰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특히, 쇼피 진출 국가 중 싱가폴을 제외하면, 모두 한국에 물가가 비해 높지 않은 국가들입니다. 

 

그래서 고품질의 고가제품보다는 '고품질 저가 제품' 혹은 '중품질의 중저가 제품'을 소싱하는 게 중요합니다.

 

 

4. 주문과 배송 시 발생하는 변수

 

배송의 경우 쇼피의 파트너 배송사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것도 국가별로 다릅니다.

같은 배송사를 이용하는 국가만 나간다면 문제 없지만, 내가 진출한 국가 중 다른 배송사를 이용하는 국가가 하나 끼어있다면, 배송정책과 발송지도 달라서 매번 헷갈립니다. 게다가 배송의 경우 쇼피가 직접 관리해주지 않기 때문에 고객 지원도 직접 해당 배송사와 연락을 해야 합니다.

 

쇼피는 정책상 고객이 제품을 구매한 후 특정기간 내에 배송처로 보내야만 고객이 취소를 할 수 없으므로, 이 기간을 준수해서 제품을 발송해야 합니다. 만약 물건을 미리 사입한 것이 아니라면, 구매를 해서 보내야 하는데 여기서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합니다.

 

 

5. 생각보다 많이 발생하는 문의와 CS

 

쇼피는 국가가 늘어갈수록 처리해야 하는 CS도 늘어납니다. 대부분은 제품에 관한 문의인데, 동남아 고객 특유의 친근함으로 나중엔 제품보단 그냥 채팅하듯이 말 거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처음엔 잠재적 고객이다 생각하고 응대를 했는데, 국가별로 다양하게 채팅이 들어오면 그걸 일일이 응대하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영어를 쓰는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현지어로 그냥 질문을 훅훅 들어오는데, 쇼피의 패널티 정책 때문에 계속 응대하다 보면 효율이 너무 떨어진다고 느끼게 됩니다. 

 

 

6. 일부 브랜드 현지 총판의 억지

 

분명 쇼피는 리셀러를 위한 마켓을 제공하는 곳인데, 종종 특정 브랜드의 현지 총판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연락을 해서 ‘허가를 받았냐 고소한다’ 이런 협박을 합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한국에서 현지국가로 판매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지 총판과는 권리 관계가 겹치지 않는데도 셀러 채팅창에 무작정 제품을 내려라, 말아라 하며 계속 말을 걸어옵니다. 이 역시 온전히 스스로 응대해야 합니다.

 

이러한 복잡한 일들이 계속 되다보니, 부업으로는 도저히 쇼피를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국가가 늘어날수록 상품 조사와 등록, 응대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 결국 포기했습니다.

 

(쇼피는 하나의 국가당 최소 제품 등록 수량이 있어 그 수량을 충족하고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추가 마켓 확장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타겟으로 하는 국가가 대만이라면 무조건 싱가포르를 오픈하고 판매 상품 수를 충족하면 대만 마켓 오픈을 추가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싱가포르에 오픈하고 싶지 않아도 무조건 싱가포르 + 다른 마켓의 형태로 오픈을 해야 합니다.)

 

 

너무 부정적인 내용만 나열한게 아닌가 싶어 쇼피의 장점을 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피를 운영해야 한다면, 어떤 이유 때문일까..

 

쇼피(Shopee)의 장점

 

1. 위 단점에도 불구하고 물건을 잘 선정하면 판매는 된다.

 

2. 마케팅 수단이 다양하고, 비용이 저렴하다 : 쇼피 마케팅 센터에서 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만 해도 어느 정도의 매출이 일어납니다. 제대로 해보시려면, 페북이나 인스타 같은 마케팅 말고 쇼피에서 지원하는 마케팅에 비용을 좀 책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내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면, 한번 해볼 만하다 : 내 브랜드라면 굳이 다른 셀러와 가격 경쟁을 할 필요가 없고, 쇼피는 동남아에서 꾸준히 성장 중이기 때문입니다.

 

4. 드랍쉬핑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그나마 국가별 셀러가 보호되고 있다.

 

 

쇼피의 장점은 이 정도인 것 같습니다. 

 


 

결론 : 동남아 쇼피(Shopee)리셀러,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출처 : unsplash

 

 

 

결론적으로, 부업으로 리셀러를 생각하신다면 본인의 상황과 판매할 상품군에 따라 잘 판단하셔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것처럼 쇼피는 국가별로 설정과 대응이 모두 달라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됩니다. 부업이라는 것은 본디 본업이 따로 있고, 남는 시간을 활용해 수익활동을 하는 것인데, 이건 본업 못지않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괜찮은 아이템을 발견해서 판매가 일어난다고 해도 조만간 다른 셀러들이 같은 제품 판매에 뛰어들면, 결국 가격 깎아먹기 전쟁이 시작됩니다. 좋은 아이템을 발굴해도 결국 내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면 금세 시장에서 밀려납니다. 

 

 

제가 쇼피를 하면서 느낀 점은 확실히 동남아 마켓을 이해하는데 도움은 된다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동남아가 생소한 지역은 아니지만, 그래도 쇼피를 하면서 그 지역의 최근 트렌드와 고객 성향에 대해 많이 배웠고, 여기서도 또 한번 중국의 파워(?)를 실감했습니다. 소소한 부업으로 운영하기에는 중국에서 쏟아붓는 저가 제품의 물량을 감당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쇼피는 최근 몸집 불리기를 위해 한국 셀러의 진입을 매우 환영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에서 고품질로 인식되는 한국 제품이 많이 풀리게 되면 쇼피의 이미지에도 좋고 동남아 현지 고객에게도 어필하기 좋으니까요. (최근 라자다는 한국 셀러의 가입에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있어, 한국의 신규 셀러가 대거 쇼피로 몰리고 있기도 합니다.)

 

저는 투자하는 시간 대비 수익에 만족하지 못했고, 효율이 너무 떨어진다고 판단하여 쇼피를 과감히 접기로 했습니다. (쇼피를 주업으로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주업으로 한다 해도 참.. 고민이 많이 필요한 플랫폼 같습니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리셀러가 아닌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동남아 쇼피에 진출하겠다고 하면 적극 추천할 의향이 있습니다.

쇼피는 자체 브랜드를 가진 셀러에게는 매우 과감한 마케팅 지원을 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쇼피를 이제 막 시작하려는 분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시는 질문입니다.

 

국내 최저가로 구매하여 쇼피(Shopee)에 판매하는 것이 가능할까 

 

일부 강의에서 쿠*, 네**에서  최저가로 검색해서 그 상품을 쇼피에 올리고, 구매 요청이 들어오면 주문해서 재발송하는 방식을 이야기하는데요.

 

실제로 가능은 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만 판매하기엔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저도 초기에 몇 개 제품을 이러한 방식을 생각하고 판매했었습니다. 근데 실제로 진행해보면, 고객이 주문한 시점에 내가 그 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려고 했더니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서 마진을 맞출 수가 없거나, 고객이 주문한 옵션만 재고가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아래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주문을 취소시키거나, 혹은 마진을 남기지 않고 조금 비싸게라도 구매해 발송해 주어야 합니다. 

 

전자의 경우는 정책 위반의 위험, 후자의 경우는 금전적 마이너스입니다. 어떤 방식을 선택해도 셀러는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거죠. 그러므로, 리셀러를 염두에 두고 계신다면 이 방법은 꼭 신중하게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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