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준비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아무래도 올해는 그 동안의 추석에 비해 조용하게 지나갈 것 같은데요.
그래도 추석엔 차례도 지내고, 맛있는 음식도 드시고, 달 보고 소원 빌기까지 꼭 해야겠죠.
우리나라에 민족대명절 추석이 있다면, 대만에는 중추절(中秋節)이 있습니다.
중추절의 날짜는 한국의 추석과 같지만, 대만에서 중추절은 제일 큰 명절은 아닙니다.
대만에서는 설날이 가장 큰 명절이기 때문에 중추절은 당일 하루만 휴일입니다.
올해는 중추절이 9월 1일 목요일이라 대만에서도 주말까지 4일의 연휴를 보내게 됩니다.
한국의 추석엔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며, 맛있는 명절 음식과 송편을 나눠먹고 밤에는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풍습이 있는데요.
대만은 어떨까요?
대만의 중추절의 독특한 문화와 음식, 그 분위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대만 중추절의 차례문화와 '빠이빠이(拜拜)' 고사문화
우리는 추석 아침에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지요. 대만 중추절에도 아침에 차례를 지낼까요?
대만 전통 풍속에 따르면, 중추절에 달의 신에게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로 접어들면서 토지신이나 선조, 신명, 지주께 고사를 지내는 문화로 바뀌었는데요.
대만에서 살다보면, 중추절에 차례와 같은 제사를 지내거나 성묘를 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신 고사의 개념인 '빠이빠이' (拜拜, Bai bai)를 하는 집은 있습니다. 다만, 이것도 나이가 있으신 분이나 믿음이 강한 분들에게만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이건 대만의 고사문화를 좀 더 이해하면 도움이 됩니다.
대만은 우리나라에 비해 고사문화가 매우 보편적이기 때문에 꼭 중추절이 아니더라도 음력 칠월 귀신 달이나 집안이나 사업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 고사를 지냅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강남 테헤란로에 해당하는 타이베이 네이후에 입주해 있는 IT기업들도 고사일에는 건물앞에서 모두 빠이빠이를 지내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건 대만기업이건 해외기업이건 차이가 없습니다. 대만 사람들이 일하는 기업이라면 당연히 하는 분위기 입니다.
그리고, 집안이나 일반 동네에도 토지신이나 선조를 모시는 사당을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에 대만 사람들에게 고사는 명절에만 하는 행사가 아닌 일상 문화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대만 중추절에는 먹는 음식, 역시 월병 (月餅)
우리나라 추석에 먹는 대표적인 음식이 송편이라면, 대만 중추절에는 월병(月餅)을 먹습니다.
우리나라 송편에도 팥, 깨 등 다양한 소를 넣는 것처럼 대만 월병도 녹두, 계란, 토란, 팥 등 다양한 소를 넣어 만들고 그 모양과 맛도 다양합니다.
그럼, 대만 사람들도 중추절이 되면 집집마다 모두 월병을 먹을까요?
이건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 같은데요, 우리도 떡을 싫어하거나 송편 안 먹는 분들이 있는 것처럼 대만도 비슷합니다.
대만도 월병을 먹는 풍습이 있고, 중추절이 가까워오면 상점이나 마트, 백화점, 편의점에서도 월병을 판매하지만 젊은 친구들은 꼭 챙겨먹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만에서 월병은 꼭 중추절 아니라도 언제든 월병 가게에서 사먹을 수 있습니다.
대만에는 정말 다양한 월병이 있고, 만드는 방법과 맛도 제각각이라서 사람들마다 입맛에 맞는 단골 월병 가게가 있을 정도인데요.
다음엔 대만의 유명한 월병 가게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단순히 큼지하고 팥이 가득한 단조로운 월병만을 상상하지 마세요~
맛과 모양도 각양각색, 예쁘게 포장된 월병을 보면 정말 종류별로 다 사고 싶은 구매 욕구를 뿌리치기 힘들답니다.
☆ 대만 월병 소개글이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
[대만 이야기] - 대만에서 줄서서 사가는 월병(月餅) 맛집
대만에서 줄서서 사가는 월병(月餅) 맛집
지난 번 대만의 중추절에 먹는 음식을 다루면서 대만의 각양각색 월병을 소개해 드리기로 했었는데요. 말씀드렸던 것처럼 대만의 월병은 모양과 맛이 매우 다양합니다. 그리고 꼭 중추절에만 �
mindwarelife.com
대만 중추절에 먹는 자몽, 머리에 쓰기도(?) 한다
대만의 중추절엔 자몽을 먹는데요. 특이하게도 이 자몽을 다 먹고, 자몽 껍질을 아이의 머리에 씌우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2가지 입니다.
첫 째, 대만의 중추절 전후가 대만의 자몽을 수확하는 시기라 소비 촉진과 수확에 대한 감사를 뜻하는 의미입니다.
두 번째, 대만에서는 자몽을 유자 (柚子, 발음상 You zi )라고 부르는데요.
이 발음이 길함을 상징하는 우자 (佑子, 발음상 You zi)와 같아서 유자를 먹으면 불운이 없어지고 길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몽 껍질을 아이의 머리에 씌우는 이유도, 이러한 의미에서 아이의 안전을 기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만에서는 중추절 전후로 SNS에 아이가 예쁘게 자른 자몽 껍질을 머리에 쓴 사진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아이가 없는 젊은 이들은 고양이나 강아지에게 씌워서 사진을공유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하나의 문화가 된 대만의 유자 모자 쓰기, 대만에 계시다면 아이나 반려견 반려묘와 한번 즐겨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만 중추절의 또 다른 문화, 바베큐(烤肉)!
대만 사람들이 중추절에 고기를 구워먹는 문화는 오래되지는 않았습니다.
오랜 풍습은 아니지만, 최근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추절에 가족 단위나 친구 단위로 삼삼오오 모여 고기를 구워먹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사태를 종식한 대만은 올해 중추절에도 바베큐 파티를 할 수 있겠네요!
대만은 언제부터? 왜? 중추절에 바베큐를 즐기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습니다.
비록 시작은 상업적인 이유였지만, 지금은 대만의 중추절 문화 중 가장 중요한 행사입니다.
특히 젊은 층이라면 중추절 계획에 바베큐가 빠질 수 없답니다.
다음엔 좀 더 자세하게 대만의 바베큐 문화를 다룰 예정입니다.
바베큐하면 우리나라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기 때문에 비교해서 다뤄 보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우리나라의 추석이나 대만의 중추절이나 모두 오랜 역사를 가진 명절입니다.
이렇게 비교해서 살펴보니, 한국과 대만의 문화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한 해 동안의 수확에 감사하고 달에 소원을 비는 풍습과 마음은 같은 것 같습니다.
올해는 고향을 못가는 대신 대만처럼 식구들끼리 집에서 오붓하게 바베큐 파티를 해보시면 어떨까요?
다음에는 대만의 다양한 월병과 월병 맛집을 소개해 드릴께요. 기대해 주세요!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로그인 필요없는 공감 꾹♡. 구독을 하시면 계속 대만 소식을 업데이트 받으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일간 확진자 제로의 대만, 코로나 전쟁 승리의 비결 (2) | 2020.11.02 |
---|---|
대만의 중국 자본 규제로 대만에서 철수하는 타오바오 (1) | 2020.10.15 |
대만은 언제부터 왜, 중추절에 바베큐를 먹기 시작했을까 (2) | 2020.09.30 |
스마트폰 중국어번체 설치부터 검색까지 한번에 정리 (0) | 2020.09.18 |
대만 중국어 VS 대륙 중국어 차이와 간체 번체 (3) | 2020.09.15 |